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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 콩밭, 전국 최고 핫한 동네로

  ━   원문은  LA타임스 8월16일자 ‘This Orange County city has the hottest housing market in the country’ 제목의 기사입니다.   킴 포하스(40)는 지난해 5월 어바인의 그레이트 파크 커뮤니티내 새로 지어진 원베드룸 콘도를 64만3000달러에 구입했다. 모델하우스를 둘러 본지 불과 며칠만의 결정이었다. 바닥과 부엌 싱크대 업그레이드에 큰 돈을 쓰긴 했지만 새 집에 만족했다. 콘도를 장만한 지 몇 개월 뒤 그녀는 부동산 가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계기는 부동산 앱 ‘질로(Zillow)’에서 그녀의 콘도 주변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지난달 그녀는 장난삼아 콘도를 질로 앱에 매물로 올렸다. 구입한 지 불과 1년 만에 콘도의 거래가는 거의 18만 달러가 뛴 82만1000달러로 폭증해 있었다.   그녀는 “내가 마치 헌 집을 사서 고친 뒤 매물로 내놓는 부동산 투자 ‘플립’을 한 것 같다고 느꼈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새 집에 살았을 뿐인데 집값이 뛰어있었다”고 말했다.   포하스의 경험처럼 어바인은 현재 높은 모기지 금리로 전반적으로 침체한 주택 시장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   지난 1년 새 어바인의 중간 주택 가격은 20.8% 상승하여 156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질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어바인은 주택 가격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규모의 성장이나 신규 주택 건설에서도 캘리포니아의 타지역을 능가하고 있다.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가 수천 명의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반면, 어바인은 지난 3년 동안 1만3000명 이상의 주민이 늘면서 가주내 인구 증가율에서 1위를 기록했다. 현재 인구가 31만5000명에 달하는 어바인은 샌타애나를 제치고 캘리포니아에서 13번째로 큰 도시가 됐다.   또 2010년 이후 오렌지카운티에서 건설된 10만 채의 신규 주택 중 3분의 1 이상인 3만5000채가 어바인에 위치해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계획 도시인 어바인의 인기는 갑작스러운 현상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관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개발의 시작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바인 컴퍼니라는 회사는 10만 에이커의 목초지, 콩밭, 감귤 과수원을 도시 외곽의 작은 마을로 조성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바인은 우수한 공립학교, 낮은 범죄율, 넉넉한 공원 공간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또 UC 어바인 대학과 고급사무실 빌딩 클러스터의 경제적 동력을 등에 업은 이 도시는 최근 아시아에서 온 이민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바인에 본사를 둔 존 번스 부동산 컨설팅의 존 번스 CEO는 “어바인은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로 주택 개발 부지가 여전히 넉넉하고 일자리 또한 증가할 수 있는 곳”이라며 “남가주에는 어바인과 같은 조건을 가진 도시가 없다”고 설명했다.   어바인은 역사적으로 주택 구매자들에게서 과열 경쟁이라고 싶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어왔다. 어바인 컴퍼니는 1960년에 주정부에 1000에이커의 땅을 대학 설립 부지로 기증해 커뮤니티의 중심지로 삼으면서 본격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단독 주택, 타운홈, 아파트로 구성된 주거 중심지가 들어섰으며, 각각 자체 학교, 소매점, 놀이터를 갖추고 있다. 간선 도로는 각 동네들을 상업 지구와 그린벨트로 연결하고 있다.   어바인의 가장 잘 알려진 지역 중 하나인 우드브리지(Woodbridge)가 1976년에 오픈했을 때 무려 1만명이 분양 신청을 하기 위해 판매 사무소에 몰려들었다.   어바인 컴퍼니의 임원은 당시 이 장면을 1899년 미국 정부가 오클라호마에서 인디언을 쫓아내고 차지한 땅을 시민들에게 선착순으로 나눠주었던 ‘오클라호마 랜드 러시’에 비유할 정도다.   어바인에 있는 4만개 이상의 아파트 유닛 중 4분의 3이 여전히 어바인 컴파니 소유다.   주민들은 어바인의 편의 시설과 생활 방식에 만족하고 있다. 2017년에 구입한 어바인의 새 콘도를 4베드룸 주택으로 업그레이드한 조나단 선(37)은 “주택, 학교, 공원, 상점이 모두 근처에 있는 도시 계획 덕분에 살기가 편하다”면서 “모든 것이 매우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고 말했다.   어바인의 인구는 2000년에서 2020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비록 팬데믹 첫해 인구가 감소하긴 했지만 2019~2022년 사이 어바인 북동부의 한 구역에만 6200명의 인구가 유입되었으며, 이는 남가주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이 지역에는 4700에이커에 달하는 전 해병 항공 기지였던 그레이트 파크가 포함되어 있다. 이 부지는 2002년에 주거용 주택 개발지로 결정됐고 전체 부지의 약 4분의 1은 공원으로 지정됐다. 시는 이땅에 최대 1만5800채의 신규 주택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레이트 파크의 건설 덕분에 어바인은 주변 커뮤니티보다 주택 건설 속도가 훨씬 앞서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어바인에서 9400채의 신규 주택 건설이 허가됐는데 오렌지카운티의 다른 어느 도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그럼에도 어바인의 주택 공급량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어바인의 집값이 치솟으면서 주변 지역 주택 가격 역시 들썩이고 있다. 라구나 니겔, 터스틴, 레이크 포레스트, 미션 비에호 등 오렌지카운티 4개 지역은 지난 1년간 전국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도시 12위내 포진해있다.   어바인에서 10년 동안 일해 온 부동산 에이전트 창 에밀리 칼코트는 “어바인에서 집을 찾지 못한 주택 구매자들이 주변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서 이러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최근 집값 급등 현상은 아시아에서 이민온 구매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이들은 어바인의 K-12 학교, 대학, 그리고 다른 편의 시설에 매료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어바인 인구의 40%가 외국 태생이고 그중 80%가 아시아 국가 출신이다. 칼코트는 “한국인이나 중국인과 얘기해보면 캘리포니아는 몰라도 어바인은 안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종종 현금으로 집을 구매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민감하지 않다. 상하이에 있는 류관이는 어바인의 포톨라스프링스커뮤니티에 있는 4베드룸 주택을 지난 6월에 현금 200만 달러를 주고 구입했다. 그는 몇 년 안에 가족과 함께 이주할 계획이다.   류는 이미 어바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2019년 첫 아이를 미국에서 출산하기 위해 어바인에 왔다가 집을 구입했다. 그리고 애너하임에 한 채를 더 샀고 이번에 새로 구입한 집은 세번째 집이다. 류는 어바인의 교육 환경과 낮은 범죄율에 매료됐다. 딸과 6개월 된 아들을 미국에서 공부시킬 계획이다.   중국의 차유리 코팅 제조회사 사장인 류가 미국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팬데믹 동안 이뤄진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 조치 때문이다. 그는 투자 이민 프로그램인 EB-5를 통해 영주권을 신청한 상태다.   어바인의 집값 상승은 이미 어바인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도 답답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4살과 1살 자녀를 둔 선씨 부부는 더 큰 집으로 이사하고 싶지만 원하는 집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산을 270만 달러에 잡았음에도 현재 살고 있는 2200평방피트의 집보다 더 큰 집을 구하지 못했다.   그는 “오렌지카운티 북쪽이나 남쪽으로 이사하면 우리가 원하는 집을 얻을 수 있겠지만 어바인에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바인에서는 그레이트 파크 외에도 대규모 건설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어바인 컴퍼니는 주택 수요가 크다는 인식하에 상업용으로 개발하려던 6개 부지에 최대 4900 유닛의 신규 아파트를 건설하기로 했다.     그레이트파크 콘도 가격이 불과 1년새 폭등한 것을 확인했던 포하스는 결국 콘도를 팔았다. 그리고 남자친구와 함께 어바인의 2베드룸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녀는 매각으로 얻은 이익을 높은 이자의 예금 계좌에 넣어두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내려갈 때 다시 집을 살 수 있도록 돈을 유동성 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녀는 “다시 집을 살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글=리암 딜런·신디 챙 기자  사진=브라이언 밴 더 브러그동네 전국 어바인 컴퍼니 어바인 대학 반면 어바인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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